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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가] 한-중역사 교사가 바로 알아야

Posted October. 28, 200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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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야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칠 수 있죠.

중국에 대해 가르치지만 중국에 가 본 적은 없다. 한국에 대해 가르치지만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의왕시 고천중학교의 김하영(29여) 교사와 중국 상하이() 간취안() 외국어중학의 인진쉐(27여) 교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인 교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18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중국 사회과 교사 및 교육행정가 30명 중 한 명. 한국에 대한 강의를 듣고 서울과 경주의 문화유적 등을 둘러보며 한국을 체험했다.

김 교사=한국에 오신 걸 환영해요. 가장 인상에 남는 곳은 어디였어요?

인 교사=통일전망대와 임진각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한국이 처한 분단현실을 느낄 수 있었고 중국 본토와 대만의 양안()관계도 떠올렸어요. 선생님은 학생들 가르치기 힘들지 않으세요?

김 교사=다들 귀엽지만 가끔 속 썩이는 녀석들도 있지요. 하지만 학원이다 과외다 입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 교사=중국에서도 대학입시는 전쟁입니다. 지린() 성 등 여러 지역에서는 밤 9시까지 남아서 자습합니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김 교사=일주일에 20시간 정도 수업을 합니다. 잡다한 행정업무가 많아서 수업준비를 제대로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인 교사=수업부담이 너무 크네요. 중국에선 일주일에 10시간 정도거든요. 하루에 2시간 수업, 2시간 숙제 검토, 나머지 시간에 다음날 수업준비를 합니다.

김 교사=한국의 대학교수와 비슷한 수준이네요. 중국에서는 한국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나요? 한국 교과서에서는 중국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세계사 부분에서 고대부터 근대까지 왕조별로 가르치고 지리 부분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을 설명하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중국을 부상하고 있는 큰 나라라는 정도로만 알지 자세히는 몰라요.

인 교사=저희는 그 정도까지 자세하진 않습니다. 아시아 고대역사를 설명하면서 한국을 언급하고 일제강점기 한국인들의 반일항쟁도 소개합니다. 한국의 경제발전도 다룹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족하지요. 그래서 이번에 같이 방한한 선생님들과 함께 한국에 대한 교재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김 교사=좋은 생각이네요. 하지만 한국에서도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니 점점 서로를 잘 알게 될 겁니다.

인 교사=중국에서도 한류 때문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어요. 드라마 대장금에서 잃어버린 중국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실 한국문화의 많은 부분이 중국에서 전파된 것인데도 오히려 한국이 이를 자기화해서 중국보다 더 잘 보존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국 여성들은 피부가 너무 좋더라는 얘기에서 학생들을 휘어잡는 노하우까지 한 시간여 진행된 두 사람의 대화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