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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또 멈추나 수출 초비상

Posted October. 20, 200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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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연대가 13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레미콘 노조가 21일 하루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19일 결정했다.

전날 조합원 투표에서 총파업을 가결한 화물연대 집행부도 이날 세부 계획을 숙의하는 등 파업에 동참할 움직이어서 전국적인 물류 대란과 각종 공사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물류 대란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 차질은 물론 국가신인도 하락이 예상된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노동계와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레미콘 노조는 수도권 800여 명의 조합원을 중심으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레미콘 차량을 동원한 경고성 파업을 벌인 뒤 덤프연대, 화물연대와 협의해 공동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충남 공주시 공주유스호스텔에서 조합 간부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파업 시기 및 방법에 대해 난상 토론을 벌였다.

단호한 정부=건설교통부, 재정경제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물류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 즉각 합동비상수송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주요 물류시설을 보호하고 군 차량과 대체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파업 기간 불법 행위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서울 강서구의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덤프트럭의 백미러를 쇠파이프로 파손하고, 운전사를 폭행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강모(47) 씨를 구속하는 등 13일부터 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가 정상 운행을 방해하고 있는 덤프연대 소속 321명을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하고, 135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159명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화물연대와 덤프연대의 불법 행위에 대해 사법처리뿐 아니라 차량 압수, 면허 취소 등의 행정조치를 동원해 강력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핵심 쟁점=운수 관련 노조가 잇따라 파업에 나선 것은 유가 급등으로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난 데다 업계 내 과당경쟁으로 생존권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

이에 따라 화물연대는 면세유 지급 사업자 신분인 화물차주도 산재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근로자로 인정 표준요율제를 도입해 운송료 현실화 과적 단속 개선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덤프연대와 레미콘 노조도 유가 보조 및 수급 불균형 해소를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놓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사정을 이해해 과적 책임을 운전사보다 화주에게 묻도록 하는 도로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시키는 등 나름대로 지원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면세유 지급 및 유가 보조와 관련해서는 버스 택시 등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데다 세수 부족이 엄청나 현실적으로 들어줄 수 없다는 방침이다.

전망=운수 관련 노조가 파업에 나서더라도 2003년 때와 같은 극한 상황은 빚어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노조 조직률이 떨어져 파업 동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건교부에 따르면 전국 화물차주 32만 명 가운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은 800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덤프연대는 전국 5만655대 가운데 3000여 대만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 또 평소 덤프차량 가동률이 52%에 그쳐 2만 대 이상이 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미콘도 전국 2만3000대 가운데 1500대만 노조에 가입해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는 파업 기간 비조합원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의 한 관계자는 부산 울산 대구 경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파업 반대 의견도 많다며 이전처럼 강한 방식의 투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극인 이종석 bae2150@donga.com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