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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났던 데뷔전혹독한 데뷔전

Posted October. 18, 200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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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잊지 못할 혹독한 신고식이었다.

주위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마냥 즐겁기만 하던 10대 소녀는 눈물을 쏟으며 고개를 숙였다.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팜데저트 빅혼GC 캐니언코스(파726634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위성미16)는 비바람과 번개로 3차례 3시간동안 4라운드가 중단되는 악천후를 뚫고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4위에 올라 프로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듯했다. 거액(1000만 달러)의 스폰서 계약 이후 프로 출발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찬사를 들으며 외갓집에서 뒤늦게 16세 생일잔치를 할 기쁨에 들떠 있던 순간도 잠시.

4라운드를 마친 뒤 경기위원회로부터 16일 3라운드 7번홀(파5)에서 덤불 속에 떨어진 세컨드 샷을 언플레이어블로 선언한 뒤 드롭을 잘못했다는 통보를 들은 것. 이는 오소() 플레이로 2벌타에 해당되는데 스코어카드에 더블보기가 아닌 파를 적어 실격됐다는 날벼락 같은 처분을 받았다.

현장을 지켜본 미국의 스포츠전문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마이클 뱀버거 기자의 제보로 LPGA 측에서 방송 중계 테이프를 분석한 결과 문제가 발견된 것.

실격 처리로 4위 성적과 5만3126 달러(약 5300만 원)의 상금은 모두 날아갔다.

미셸 위는 당당했던 평소와 달리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안경으로 가린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떨리는 목소리로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 3인치 정도 앞으로 나간 것 같은데 룰은 룰이므로 실격 판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대회 2연패이자 통산 5번째 우승컵을 안으며 미키 라이트(미국)가 1963년 시아일랜드인비테이셔널에서 세운 LPGA 단일 대회 최다 우승기록(5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우승 상금 21만2500달러에 시즌 8승을 챙기며 개인 통산 8번째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도 확정 지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