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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씨, 2000년 여소장의원 도청 지시

Posted October. 10, 200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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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불법 감청(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9일 김은성() 전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이 정치인과 언론인들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도청을 한 뒤 도청 정보를 권노갑() 씨 등 DJ 정권 핵심 실세들에게 보고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도청 정보가 당시 국정원장이나 이들 정권 실세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청와대에 보고됐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김 전 차장이 도청을 통해 수집한 통신 첩보 등을 특정 정치인에게 정보보고 형식으로 계속 보고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이 같은 의혹을 명백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조사에서 김 전 차장이 2000년 말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권 씨의 퇴진을 요구하던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의 전화 통화를 도청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김 전 차장이 당시 도청 내용을 권 씨 등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그러나 권 씨의 한 측근은 김 씨에게서 정보보고를 일절 받은 적이 없으며 김 씨의 얘기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차장이 국내 주요 현안에 대한 통신첩보(보고서)를 보고받은 뒤 특정 인물을 집중적으로 도청하도록 지시했다고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밝혔다.

검찰은 국정원이 국내 주요 인사의 휴대전화 번호 등을 입력해 조직적, 장기적으로 대규모의 도청을 자행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김 전 차장이 2001년 12월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직후 서울구치소로 자신을 면회 온 국정원 감청담당 부서(과학보안국당시 8국으로 불림) 직원들에게 도청 사실을 은폐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전 차장은 최근 도청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자신의 부하였던 국정원 8국 전현직 직원들과 여러 차례 만나 도청 사실 은폐를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김 전 차장의 변호인은 김 전 차장이 자신의 직속상관이었던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과 최근 2, 3차례 만나고 5, 6차례의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용우 길진균 woogija@donga.com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