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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감독님 떴다!

Posted October. 06, 200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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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빠진 선수들 꼼짝 마.

딕 아드보카트(58) 신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군기 잡기에 들어갔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이후 한국축구가 추락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7일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되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자가용을 몰고 오지 말라고 주문했고 대한축구협회는 이 사실을 5일 선수들에게 통보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운전하고 오면 피곤해 훈련에 지장을 준다. 또 차가 있으면 훈련이 없을 때 NFC 밖으로 나가 딴 짓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고 이원재 대표팀 미디어 담당관이 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훈련시간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훈련시간을 미리 알려주면 그 시간에만 맞춰 몸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것. 언제 훈련할지 모르기 때문에 선수들이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판단.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않으면 훈련 때 나타날 것이고 그런 선수들은 과감히 주전에서 빼겠다는 생각이다.

2002 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도 선수들에게 훈련시간을 미리 가르쳐 주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심지어 코칭스태프에게도 훈련시간을 알리지 않아 작은 불협화음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결국 4강 신화를 만들었다.

한편 그동안 맘에 맞는 짝과 함께 방을 쓰던 전례도 사라진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방을 함께 쓸 선수를 지정하도록 지시했다. 쓸데없는 잡담을 차단하고 축구에 대한 연구와 훈련을 위해 효과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소집기간 중간인 1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로 선수단 숙소를 옮기는 등 지속적으로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설 예정이다.

호랑이 선생님을 만난 한국축구대표팀. 과연 얼마나 변할지 관심거리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