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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DJ정권 실세 곧 조사할 듯

Posted August. 02, 20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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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국가안전기획부의 미림팀장을 지낸 공운영 씨 자택에서 압수한 녹음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 13권에 대한 궁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은 120분짜리 테이프 274개와 총 36003700쪽의 녹취보고서라는 점 이외엔 어떤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테이프와 녹취보고서의 관계=MBC 이상호() 기자가 재미교포 박인회 씨로부터 입수한 자료는 90분짜리 테이프 1개와 녹취보고서 18쪽.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삼성그룹 이학수 회장비서실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이 나눈 3차례의 대화 내용을 담은 것이다.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입수한 테이프를 이상호 X파일과 같은 비율로 계산하면 테이프(548시간)의 녹취보고서는 6580쪽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공 씨의 집에서 압수된 녹취보고서는 36003700쪽뿐이어서 절반 정도가 사라지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물론 공 씨가 도청 테이프 중 요약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부분만 녹취보고서에 적고 나머지는 보고서에 아예 옮기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나홀로 테이프와 보고서는?=1999년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재직했던 이건모(60)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이프 등을 반납할 때) 공 씨가 자꾸 미뤄서 언제 줄 거냐고 묻자 은닉한 곳이 여기저기라 회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로 미뤄 공 씨가 은닉한 자료를 모으거나 국정원에 반납하는 과정에서 일부 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빼놓거나 자료가 뒤섞였을지 모른다.

테이프는 성문분석 등을 통해 진위를 검증할 수 있다. 그러나 녹취보고서는 첨삭이 가능하므로 도청 내용을 그대로 풀어놓은 것인지, 조작된 것인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압수된 자료 중 녹취록 원본이 없고, 녹취보고서만 있는 것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

이 때문에 검찰은 일단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녹취보고서뿐만 아니라 테이프 내용을 모두 풀어낸 뒤 양쪽을 비교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밝힌 압수수색 과정=검찰은 지난달 27일 오후 4시 공 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영장이 나오자마자 수사관들이 출동해 오후 6시경부터 1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했다. 수사관들은 공 씨 딸의 방에 있는 옷장 위의 종이상자에서 도청 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발견했다.

이어 검찰은 28일 오후 국정원 관계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 공 씨에 대해서는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조간신문의 마감 시간이 임박한 29일 오후 4시 20분 테이프 274개를 추가 압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정원수 황진영 needjung@donga.com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