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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만남

Posted July. 27, 200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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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의 한국 방문이 어색했던 것일까.

짧은 머리에 검은색 상의와 회색 하의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북한축구대표팀 선수단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소감을 밝혀 달라는 기자들의 줄기찬 요구에도 전혀 응하지 않고 잠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해 준 뒤 자리를 떴다.

2005 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남녀 축구대표팀이 26일 남녘 땅에 입성했다. 이경일 단장이 이끄는 북한대표팀은 이날 오전 10시 고려항공(JS615)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거쳐 오전 11시 8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은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올림픽대표팀)와 2003대구유니버시아드(대학선발팀) 등에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성인남자축구대표팀이 오기는 1990년 남북통일축구 이후 15년 만이다.

북한 남녀대표팀 선수와 북한축구협회 임원 등 총 67명의 선수단은 공항 로비에서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부회장과 이갑진 부회장, 노흥섭 전무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았다.

간단한 환영식이 진행되는 동안 취재진은 이 단장에게 오랜만에 남한을 방문하는 소감을 물었지만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숙소인 서울 김포공항 근처 메이필드호텔로 향했다.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한재(히로시마)는 이날 오전 일본을 출발해 인천공항에서 선수단에 합류했지만 안영학(나고야)은 부상으로 이번 대회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한재는 선수단과 달리 흰색 셔츠에 회색 바지의 캐주얼한 복장, 데이비드 베컴 스타일의 닭 볏 머리모양 등으로 눈에 띄었다.

북한축구대표팀은 이날 오후 서울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비공개로 첫 훈련을 실시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부회장과 김동대 사무총장 등 협회 임원들은 이날 오전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출발, 개성에서 북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8월 14일 펼쳐질 남북 통일축구 실무자 회의를 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