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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의 일본

Posted April. 15, 20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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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강변, 우리는 독일과 다르다=14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오가타 야스오(공산당) 의원은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면서 중국 측은 반일 시위에 대해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일본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상은 일본인과 일본 정부가 역사를 정면에서 마주보고 있지 않다는 비판은 정말 예상 밖이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을 말살한 나치의 범죄 행위와 일본이 전쟁 때 했던 행동은 다르고, 독일은 나치에 모든 것을 떠넘기는 게 가능했다며 국가 정치상황이 다르므로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강변했다.

일본 군국주의가 인접국에 피해를 끼친 건 인정하지만 이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견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논리다.

공교롭게도 중국 외교부는 이날 인도에 이어 독일과 브라질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하면서 일본만 빼놓았다.

일본의 궤변과 맹점=일본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15일 일본 정부도 침략을 받은 국가에 대한 전후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일본이 독일보다 덜 반성한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 근거로 일본의 전후 처리 방식을 규정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이후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과 평화조약을 맺고 국가 차원에서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한 사실을 들었다. 또 한국은 침략이 아닌 식민지 지배를 받은 것으로 해석해 평화조약 대신 1965년 국교정상화 조약을 맺으며 경제협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후 처리를 마무리 지었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이 사죄하는 부분은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이라며 독일이 프랑스, 영국 등 교전 상대국에 배상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옛 일본군이 1937년 중국 난징()에서 수십만 명을 무참히 살해한 난징대학살과 731부대가 한국인, 중국인, 만주인 등을 상대로 세균전 인체실험을 한 사실 등을 감안하면 나치와 일본은 다르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의 한 대학교수는 일본의 우익세력은 난징대학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대다수 교과서도 단순한 사건으로 축소해 기술하고 있다며 독일과의 가장 큰 차이는 일본 지도층이 전쟁 범죄에 대해 행동이 따르는 반성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재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