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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애통한 날 인류의 큰손실

Posted April. 03, 2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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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중의 교황.(영국 더 타임스)

죽음을 대하는 법을 가르쳐 준 위대한 스승.(독일 디 벨트)

2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는 슬픔에 빠져들었다. 27년의 재위 기간을 인류의 평화와 화해를 전도하는 데 헌신했던 만큼 그에 대한 세계인들의 애정과 존경은 각별했다.

10만여 명이 운집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최근 지진이 휩쓸고 간 인도네시아 니아스 섬까지 세계 곳곳에서 인류의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에 대해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밤하늘로 솟구치는 분수의 소리가 크게 느껴질 정도였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앞에서 기도하고 있던 한 신도는 교황 서거 소식이 전해진 직후 숙연한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성베드로 대성당 앞쪽 계단에 도열한 교황청 관계자들이 가톨릭 역대 성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요한 바오로 2세를 위한 연도()를 올리기 시작했고 이를 광장에 모인 신자들이 따라하는 방식으로 애도 행사가 밤늦도록 진행됐다.

전 세계의 지도자들도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그는 지칠 줄 모르는 평화의 옹호자였고 종교 간 대화의 선구자였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가톨릭교회는 그 수호자를 잃었고, 세계는 인간 자유의 옹호자를 잃었다며 교황을 이 시대의 영웅이라고 표현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그의 서거는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프랑스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애도를 표시했다.

교황의 조국인 폴란드에서는 서거 소식이 긴급뉴스로 전해진 지 20분 뒤 전국 각지의 교회에서 종이 울리고 관청의 확성기를 통해 사이렌이 울렸다.

가난한 시골 가정 출신인 교황은 왕관 없는 폴란드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폴란드 서민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존경을 받아 온 인물. 바르샤바 대통령궁에는 조기가 내걸렸으며,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은 6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중동지역에서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온 교황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의 대변인 히샴 유수프는 오늘은 참으로 애통한 날이라고 말했으며 실반 샬롬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교황의 서거를 모든 인류의 큰 손실이라고 논평했다.

전 세계 가톨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남미 국가들은 교황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즉각 정규 TV방송을 중단하고 추모방송에 돌입했으며 성당에서는 대규모 추모미사가 거행됐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최장 1주일 정도를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이 밖에도 최근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인도네시아 니아스 섬의 가톨릭 신자 150여 명은 산타마리아 성당에 모여 추모미사를 올렸다. 로마교황청을 승인하지 않고 있는 중국 중앙정부도 류젠차오()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그는 진정한 세계 지도자였으며 인류는 큰 스승을 잃었다고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