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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하이차가 보여 준 한중기업의 장래

[사설] 상하이차가 보여 준 한중기업의 장래

Posted March. 27, 200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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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이 쌍용자동차의 핵심 부서와 이사회를 장악한 것은 인수합병(M&A)의 당연한 결과다. 이를 두고 기존 경영진 유지 약속을 안 지켰다느니,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느니 하는 소리는 공허하게 들린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미래다.

쌍용차는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상하이차의 천홍 총재를 이사회 의장 겸 사내이사로, 장하이타오 수석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또 종합기술연구소 소장 보좌역에 상하이 측 상무를 임명했다. 워크아웃 대상인 쌍용차를 5억 달러에 인수한 상하이차로선 정당한 권리행사에 속한다. 경영권과 기술 유출이 문제가 됐다면 애당초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팔지 말았어야 했다.

중국은 자동차 전자 화학분야의 압축적 기술성장을 위해 국가전략 차원에서 외국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이들 산업은 모두 한국의 수출 주력 분야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기술력이 중국보다 8년 앞서 있다지만 상하이차의 기술성장 전략이 성공한다면 그 격차는 단숨에 줄어들 수 있다. 중국이 저임금에 높은 기술력까지 갖춘다면 한국의 주력 산업들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기업정책은 출자총액제한으로 국내 자본의 신규 투자를 위축시키고, 외국 기업의 적대적 M&A에 대해서는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등으로 국내 기업을 역차별한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의 자국 핵심 기업 보호정책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노조는 기업의 투자 의사 결정에까지 자신들의 이해()에 따라 간섭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의 한국 공략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라도 기업과 노조, 그리고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경영권 및 기술 보호에 손발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살고, 노조도 살고, 경제가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