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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Posted March. 01, 20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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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과 자녀의 이름으로 수억 원대의 보험에 든 뒤 인터넷 청부업자에게 가족의 살해를 의뢰한 3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 이 청부업자가 빚을 받아 주기로 한 50대 여성 채무자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부인(32)과 딸(8), 아들(5)을 살해해 줄 것을 의뢰한 혐의(살인예비음모)로 28일 이모(36) 씨를, 이 씨의 의뢰를 받아 살인을 계획한 혐의로 청부업자 김모(29) 씨를 구속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부인과 자녀 명의로 이들이 사망할 경우 최고 4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에 가입한 뒤 김 씨가 운영하는 청부용역 인터넷 카페를 통해 살인을 의뢰한 혐의다.

이들은 성공 사례금으로 5000만 원을 약속했으며, 이 씨가 가족이 탄 승용차 번호와 외출시간 등을 미리 알려 주면 김 씨가 이들을 차로 치어 살해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 이 씨가 가족들만 남겨두고 집을 비우면 김 씨가 몰래 들어가 LP가스를 틀어 폭발시키는 2차 계획도 준비했다.

김 씨는 또 비슷한 시기에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20대 여성 정모 씨에게서 남자친구를 불구로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았으며, 박모(50여) 씨에게서 빚 8000만 원을 받아 주는 조건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서 돈을 입금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 씨가 살해나 폭력을 청부받은 것으로 확인된 것은 모두 3건이나 김 씨의 통장에 이와는 무관하게 입금된 돈이 있어 또 다른 범행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빚 독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 씨는 28일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는 숨지기 직전인 26일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으며, 빚 문제와 관련해 가족과 심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아 자살로 추정 중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며 김 씨와의 관계 및 채권추심 의뢰인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양환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