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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차도?

Posted January. 05, 200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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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수리를 맡긴 자동차에 정품이 아닌 재생 부품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챙겨 온 정비업소와 부품상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염웅철)는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금을 챙긴 자동차 정비업체 9곳과 부품상 4곳, 병원 2곳, 보험 사기단 30명 등 51명을 적발해 7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운전자 목숨 담보로 보험금 챙겨=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정비공장을 하는 윤모 씨(59)는 부품상 강모 씨(구속)와 짜고 2003년 11월부터 1년간 보험회사에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해 25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윤 씨는 사고 차량의 수리에 필요한 순정 부품을 강 씨에게서 구입한 뒤 보험회사에 정품 부품비를 청구했다. 이후 정품을 부품상에 반품한 뒤 재생 또는 위조부품을 구해 정비했다. 강 씨는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부품비 중 20%를 챙기고 나머지 80%는 윤 씨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차량이나 폐차된 차량에서 나온 재생부품과 불량재질로 만든 위조부품은 가격이 정품의 20%50%지만 품질검증이 안 된다. 단속된 업체들은 차량의 거의 모든 부분에 중고부품을 사용했고 특히 차량 안전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조향장치, 동력전달장치, 충격완화장치 등도 중고부품으로 바꿔치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9개 정비업체를 선정해 단속했는데 모두 이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며 재생, 위조부품 사용은 대부분의 정비업소에 퍼진 현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넓게 확산된 보험사기=정비업자 윤 씨는 또 지난해 1월 공짜로 도색해 주겠다며 차량소유주 이모 씨와 짜고 승용차를 긁어 흠집을 냈다.

이후 차량 전체에 도장작업을 하고는 보험사로부터 120만 원을 받아 내는 등 30여 차례에 걸쳐 보험금 33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뺑소니 등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은 사고의 경우 수리비 전액이 보험으로 지급되지만 차량소유주의 보험료는 할증되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 정비업소는 보험회사로부터 공임()을 챙기고, 차량 주인은 공짜로 도색을 한 셈이다.

검찰은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이런 방법으로 도색을 한 차량 소유주 30여 명도 모두 입건하기로 했다.

이번 수사과정에서 정비업소와 사고차량을 끌고 온 견인차 회사 간의 음성적인 커미션 관행도 드러났다.

염웅철 부장은 정비업소는 견인차가 사고차량을 끌고 오면 대당 20만25만 원을 속칭 통값으로 지급하는데 정비업소는 이 통값 비용을 맞추기 위해 보험사기에 빠져든다고 설명했다.

기타=일부러 가벼운 사고를 유발한 뒤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챙긴 고전적인 수법의 보험사기단 30명도 적발됐다. 여기엔 일반 회사원까지 끼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중 보험금 5400만 원을 챙긴 김모 씨 등 5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재생 위조부품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중고부품 사용 자체에 대한 규제 및 처벌 규정이 없어 별도로 입건하지 못했다며 운전자의 생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고부품은 안전성 검증을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