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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머니 중으로중으로

Posted November. 21, 2004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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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성 투기자금인 국제 핫머니(Hot money)의 중국 유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계속되는 약() 달러 현상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에 따른 환차익을 노린 투기자금들이다. 이들은 주식시장이나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FDI)보다는 금융구조가 취약한 나라의 외환시장에서 현지화폐 구매-현지정부의 평가절상-달러로 바꿔 빠져 나가기 등의 순서를 하아 환차익을 올리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여러 차례 투기세력을 뿌리 뽑겠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뾰족한 수단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백억 투기자금 유입=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은 최근 중국 금융당국의 비공개 회의록을 인용해 투기자금 유입이 위험 수준까지 왔다며 사실상의 고정환율제인 페그제 유지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의록에서 중국 당국자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암시장 등을 통해 700억달러 이상의 투기자금이 유입됐고 하반기엔 더 큰 규모의 투기자금이 밀려들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9월 말 현재 5145억달러로 지난해 12월 말 4032억달러에 비해 27.6% 늘었다. 이 같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짐에 따라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 피난처에서 조성된 자금도 중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국제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거액 환전은 용도를 밝혀라=중국 당국은 환투기 세력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투기자금의 이동경로에 대한 감시에 나섰다. 우선 금융당국이 단기성 해외 투자자금의 투자용처, 투자주체, 투자기간 등에 대한 상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제정과 함께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외환결제 과정에서 외자기업이 20만달러 이상을 위안화로 환전할 때 용도를 명확히 증명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최근 환투기 세력을 색출하기 위해 고강도 대책을 곧 내놓겠다고 대내외적으로 밝혔다.

달러 투매 어디까지=급격한 달러 약세에 따라 중국인들의 달러 투매현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19일 베이징()과 상하이()의 은행가엔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려는 인파가 장사진을 이뤘다.

월급을 달러로 받아 온 외국계 기업 직원마저 위안화로 바꿔 줄 것을 요구하는 현상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또 상하이 등의 암달러시장에서는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려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한 암달러 상인은 최근 한 개인이 위안화로 바꾸려는 규모가 30만달러를 넘을 만큼 달러를 보유한 부자들이 다소 낮은 가격으로라도 달러 투매에 나섰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달러 약세를 방관하고 있는 데다 이익을 찾아 몰려드는 핫머니의 속성상 중국의 투기자금 러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