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 등 8개 부실금융기관이 업무추진비를 한도 이상 멋대로 사용하는 등 여전히 심각한 도덕적 해이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17일 국회 재정경제위 소속 임태희(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개 부실금융기관은 지난해 법인세법상 손비로 인정되는 한도액(59억9800만원)보다 2.6배나 많은 154억4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별로는 7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이 한도액(23억3400만원)의 2.9배인 67억3700만원, 수협은 한도액(5억1200만원)보다 3.4배 많은 17억47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각각 사용했다.
지나친 임금 인상률도 문제가 됐다. 이들 금융기관은 20002003년 임직원들의 임금을 최저 13.3%에서 최고 150.8%까지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2000년 임원 평균 보수가 65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엔 1억6300만원으로 150.8% 인상됐고, 직원의 경우엔 같은 기간 3000만원에서 4100만원으로 36.7% 늘었다.
또 8개 부실금융기관은 임직원들에게 융자를 제공할 때 적용기준인 국민주택기금 수준(연 평균 6% 기준)보다 턱없이 낮은 특혜성 저리() 융자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보측은 8개 금융기관이 200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임직원 상대 저리 융자를 계속해 109억6600만원의 자금 운용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지난해 임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내야 할 개인연금까지 8개 금융기관이 모두 433억6000만원이나 대신 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연도별로는 2001년 295억2500만원, 2002년엔 374억9200만원을 각각 대납했었다.
임 의원은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을 맺고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다짐했던 부실금융기관들이 방만한 경영으로 일관해 매각 시기가 자꾸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직원들 사기를 북돋워 일을 열심히 해야 은행 값어치가 올라 공적자금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