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8일 하노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ASEM 1차 회의에서 유엔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의 대표성을 갖는 방향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당초 배정된 3분을 훨씬 초과해 10분가량 연설을 하면서 현재 논의 중인 유엔 개혁이 민주성과 지역 대표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상세하게 밝혔다고 정우성() 대통령외교보좌관이 전했다.
이날 노 대통령의 언급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수는 늘리지 않되, 선출직 비상임이사국을 15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리자는 한국 등 중진국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한국은 2006년 유엔 총회에서 19971998년에 이어 두 번째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이라크가 조속히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수 국가가 참여하는 가운데 실용적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한데 이어 테러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ASEM 회원국 정상들이 보여준 관심과 지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SEM은 9일 폐막과 함께 채택할 의장 성명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6자회담 과정을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 강한 지지를 표명하고, 6자회담을 최대한 조속히 재개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ASEM은 또 이 성명을 통해 북핵 문제 당사국들이 우려사항을 다루는 데 있어 계속 서로 조율하며 조치를 취할 것도 권고키로 했다.
ASEM 의장 성명에는 유엔체제의 개혁 지지 모든 형태의 테러와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 재확인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유가 안정을 위해 산유국에 적정 규모의 원유 공급 요청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 대통령은 8일 오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개별 정상회담을 가졌다. 노 대통령은 9일에는 유럽연합(EU) 차기 의장국인 룩셈부르크의 장 클로드 융커 총리,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갖는데 이어 마레크 벨카 폴란드 총리와도 개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