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12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만나 이대로 가면 경제가 상당히 위험하다며 국민의 80%가 경제를 걱정하고 있으며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 인사차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박 대표에게 기업인들이 경제에 대해 희망을 버린 상태다. 일본이 10년 불황을 깬 것은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며 여야가 희망을 주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퇴임 이후 정국 현안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해온 김 전 대통령이 이같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밝힌 것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에 대한 간접적인 불만 표출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이 박 대표와 개별적으로 만나 정국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박 대표가 남북관계에 매우 건실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며 박 대표의 남북관계에서의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주문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에 갔다 오고 김정일을 만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거기에 대고 직접 말해야 한다. 이야기가 되는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아버지 시절에 여러 피해를 본 것을 딸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 아버지의 기념관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도 다시 한번 감사 말씀드리고 싶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의 정치 탄압에 대해 사과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정적으로 지내왔다. 하지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심어준 측면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박 전 대통령 기념관을 짓는 것은 내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과 관련해 동서화합에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것도 성공할 수 없다. 내가 한 것 중 가장 성공하지 못한 것이 바로 그것이라며 내가 못한 것을 박 대표에게 하라고 해서 미안하지만 박 대표가 제일 적임자이니 수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