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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지정1년

Posted August. 02, 2004 22:13,   

한국을 동북아 경제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이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구역 지정 1년, 구역청 출범 4개월여를 맞았으나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지도에 선만 그어 놓은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공장용지가 마련되지 않아 입주를 희망하는 외국 기업이 있어도 수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맨땅에 기업유치?=공장용지는 물론 기반시설이 부족한 데다 관련 법규의 미비로 외국 기업이나 외자유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제구역 지정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한 인천은 미국과 영국 등의 기업이 상당수 진출했으나 정작 구역청 출범 이후에는 정식 계약 체결이 한 건도 없다. 부산-진해경제구역청은 양해각서 체결 실적마저 없으며, 광양만권의 외자유치도 지지부진하다.

부산-진해경제구역에는 내년 8월쯤 공장용지가 처음 마련된다. 경제구역의 물동량을 처리할 부산-진해 신항만도 2006년 말에야 겨우 6선석이 갖춰진다.

광양만권경제구역도 율촌 1지방산업단지 가운데 전남도가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 중인 123만평은 54만평을 준설 매립하는 데 머물고 있다.

인천 역시 20만평밖에 여유가 없어 송도신도시 5, 7공구 매립이 시급하지만 환경영향평가 대상인 데다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어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환균 인천청장은 토지 공급 문제가 투자 유치의 최대 애로라며 외국 기업들이 경쟁국으로 발길을 돌린다고 말했다.

곳곳에 걸림돌=우선 거론되는 걸림돌은 노사분규. 부산-진해경제구역청 관계자는 일본 기업인들은 하나같이 우리나라의 노사분규를 걱정한다고 말했다.

부경대 경제학과 홍장표 교수는 생산성 향상 협약과 고용 안정, 경영 참여 등의 맞교환을 검토하고 지역노사정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외국인 학교에 내국인 입학을 허용하고 외국계 의료기관에서의 내국인 진료허용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해집단의 반발로 진척이 안 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청의 위상과 인력 구성도 어정쩡하다.

부산-진해경제구역청은 청장을 제외한 146명의 직원은 부산과 경남 공무원이 각각 73명씩으로 구성돼 있고 파견기간도 2년이어서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장수만 부산-진해청장은 개발사업의 재량권을 확보하고 국가예산을 제때 투입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직속 경제특구청이나 특단의 행정체제로 직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인천청장은 중앙 이관은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것이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자유구역청이 구역 내의 쓰레기 처리 등 모든 생활민원을 맡은 것도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주민불편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 지원과 대책은=경제자유구역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지원이 크게 미흡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정부는 2005년 부산-진해경제구역에 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지만 900억원은 명지대교 건설비이며 나머지 100억원이 도로 개설에 필요한 설계비다.

이곳의 인프라 구축에 경남도가 정부와 같은 비율로 2020년까지 부담해야 할 비용은 매년 1200억원에 이르지만 재원조달은 미지수다.

인천시는 경제구역 개발에 필요한 6조7000억원 가운데 일부를 지방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필수 기반시설 위주로 재정을 지원해 2008년까지 연결도로 확충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또 구역청의 운영과 청장의 자율성 강화 문제는 내달 관련법 개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구역청의 민원업무를 해당 지방자치단체로 넘기고, 공무원 파견기간도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3개 구역청 개청 이후 공동 해외투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외자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