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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호세 쿠라

Posted April. 12, 200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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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호세 쿠라(42)가 서울에 온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쿠라는 1997년 에라토사에서 데뷔음반을 내놓은 뒤 로베르토 알라냐와 함께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등 빅 3의 뒤를 이을 세계 테너 신성()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빅3 뒤이을 남성테너 샛별

쿠라는 5월 1519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야외 오페라 카르멘에서 남성 주역인 돈 호세 역으로 출연한다. 공연을 한 달 남짓 앞두고 그와 e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반갑습니다. 한 음악 전문지는 당신의 목소리가 60년대 테너 스타였던 프랑코 코렐리의 뻣뻣함과 마리오 델 모나코의 무례함을 함께 갖춘 소리라고 평했습니다. 최근 영웅이나 악한을 연기하는 드라마티코(극적) 테너가 상대적으로 드물었는데 당신이 그 갈증을 채워준다는 해석으로 보입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내 목소리는 스핀토(찌르는 듯한) 드라마티코 테너의 범주에 듭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맡은 역할도 주로 베르디 오텔로의 타이틀 롤이나 카르멘의 돈 호세 역 등이었죠. 농담이지만, 남을 죽이는 역할이 많았어요.

역시 스핀토 테너였던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잔카를로 델 모나코)이 이번 작업에 연출가로 참여합니다.

이번 무대는 둘이 함께 하는 첫 작업입니다. 아버지의 후광과 관계없이 그는 뛰어난 연출가이며 카르멘 연출에 관한 한 천재로 불립니다. 나도 기대가 큽니다.

한국에서는 대형 야외오페라에 대한 찬반양론이 있습니다. 오페라 대중화에 공헌한다는 평과 오페라의 참맛을 느낄 수 없는 무대라는 평이 엇갈리는데.

4만명 수용 대형무대 첫경험

사실 4만 명을 수용하는 큰 무대에서 공연하기는 처음입니다. 나는 팝 가수 믹 재거가 아닙니다. 마이크 장치를 통하더라도 왜곡되지 않은 나의 실제 목소리가 청중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바랍니다. 이런 점만 잘 보완되면 야외 오페라는 대중을 위한 즐거운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카르멘의 돈 호세를 어떻게 해석합니까.

이 말을 하면 실망하실 분도 있겠군요. 그는 낭만적인 남자가 아니라 살인자고 정신병자입니다. 사랑 때문에 카르멘을 죽인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그에게 모욕을 주었기 때문에 카르멘을 죽인 것입니다.

성악활동 외에도 음반사 Avie를 설립하고 신포니아 바르소비아를 지휘해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등 음반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는데요.

15세 때부터 지휘를 시작했고 서른이 되어 직업 성악가가 됐으니 지휘는 나와 떼놓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에 가기 전에도 베르디 가면무도회 등 오페라를 지휘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지휘와 노래를 병행할 것입니다.

한편 야외오페라 카르멘에는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러시아 출신 메조소프라노 엘레나 자렘바가 카르멘 역으로 출연한다. 5만30만원. 1544-1555, 1588-7890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