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 선거전 시작부터 당선무효 얘기가 나오고 있다. 선거관련법은 엄격해졌는데 불법 탈법 행위는 더 늘어나고 있어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올 들어 어제까지 적발한 선거법 위반사례는 모두 2480건으로 지난 총선의 3배가 넘는다. 깨끗한 선거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외면하는 부끄러운 수치다.
대법원은 어제 선거범죄 전담재판장 회의를 열고 금품살포, 허위사실 유포, 비방 등 행위를 한 후보에 대해 가급적 당선무효 형을 선고하라고 당부했다.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당선됐다고 해서 불법이 용인되고 임기를 채우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 선거관련법은 기존 선거의 틀을 완전히 바꾼 혁신적 내용이다. 돈의 흐름을 유리창처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고 조그만 위법 행위도 무겁게 처벌하도록 했다. 포상금제는 유권자의 감시 눈길을 매섭게 만들었다. 선관위 검찰 경찰 등의 단속 의지도 한층 강력해져 선거전 시작 후 벌써 두 후보가 사법처리 됐다. 어떤 불법을 저질러도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과거 관행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온 것이다.
법 위반 후보에 당선무효가 선고되는 것은 당연하다. 법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입법부의 구성원이 되어선 안 된다. 그러나 당선무효 사태로 수많은 재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면 이 또한 국가 사회적으로 큰 낭비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면 유권자가 불법 탈법 후보자에게는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 후보자 또한 합법의 틀을 벗어났다간 한순간에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국은 선거운동기간이라도 불법 후보에 대한 사법처리를 신속하게 해 불법 당선의 싹을 잘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