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빚이 재정지출 확대와 공적자금 상환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작년 말 현재 111조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개인 빚도 작년 말 483조원에 달해 국민 1인당 빚은 1000만원을 넘어섰고 가구당 빚도 3156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개인 모두 빚 부담에 허덕이면서 경기회복이 더욱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정부 개인 기업부문이 이자를 부담하며 빌린 금융부채는 총 1299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의 1229조원에 비해 5.7% 증가했다.
이중 정부부문(중앙정부 지방정부 각종 기금 등 포함)의 부채는 작년 말 현재 111조6000억원으로 1년 전의 92조9000억원에 비해 20.1%나 급증했다. 정부의 부채는 국민이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돈이어서 국민의 부담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김영헌()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지난해 정부부채 증가율은 1999년의 3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라며 이는 정부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공적자금도 상환하면서 2002년(7조원)에 비해 3.4배나 늘어난 26조2000억원의 국공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인부문(소규모 개인기업과 민간 비영리단체 포함)의 부채는 482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458조5000억원)에 비해 5.3% 늘어났다. 그러나 정부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억제 등의 영향으로 개인부채 증가율은 전년의 30.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또 개인부문 부채를 국민의 수로 나눈 국민 1인당 부채는 전년의 963만원에서 1007만원으로 4.6% 증가하며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섰다. 가구당 금융 부채는 3044만원에서 3156만원으로 3.7%가 증가했다.
한편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지난해 기업부문의 부채는 705조1000억원으로 전년의 677조5000억원에 비해 4.1% 증가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