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ebruary. 09, 2004 23:07,
결의대회와 시위=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7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상임대표 송남수)와 86개 시민단체 소속 회원 1만2000여명은 이날 390여대의 버스로 상경해 오전부터 여의도 문화마당에 집결했다. 또 상경하지 않은 농민들은 전국 각지의 국회의원 지구당 사무실에 집결해 점거 농성을 시도했다.
송 상임대표는 이날 대회사를 통해 FTA 협정을 체결하면 농업 부분의 피폐는 뻔한 일이라며 농업을 팔아 나라의 부를 이루는 것은 천박하고 가벼운 자본의 논리라고 비난했다.
농민연대는 성명서에서 우리 농업의 운명이 걸려 있는 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반대를 약속했던 148명의 의원들은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식량주권을 지키고 농업의 운명을 결정할 비준안 처리는 정치적 흥정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 후 오후 4시경부터 차로를 점거한 채 국회 쪽으로 400m 행진했다.
이들은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경찰이 제지하자 전경버스 타이어에 불을 질렀다. 또 가져온 LP가스통에도 불을 질러 터뜨리려 했으나 경찰이 황급히 진화해 폭발하지는 않았다.
농민들은 이후에도 경찰에 병과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계속했다.
한편 경찰은 87개 중대 1만여명의 경찰력을 여의도 일대에 배치하고 농민들의 국회 진출을 막았다. 또 집회 직전 문화마당에서 각목 20여개와 빈병 150개, 성조기 등을 압수하기도 했다.
비준안 처리여부 반응=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FTA비준 반대 집회는 여의도 대규모 집회만 이번이 세 번째. 그러나 이날 집회는 FTA 비준 동의안이 처리될 것으로 체념한 상당수 농민이 상경하지 않아 당초 우려만큼 큰 불상사는 없었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농업을 버리면 한국은 살 수 없기 때문에 FTA에 끝까지 반대하겠다고 말했으나 경기도의 한 농협 간부는 어차피 비준안을 무산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며 이런 집회들이 정부의 대외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라도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FTA의 필요성은 모두 인정하지만 농민 입장에서는 그 대상이 되는 첫번째 나라가 칠레라는 점이 큰 부담이라며 정부가 농민들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농민들을 설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