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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발 '카드대란' 우려

Posted November. 23, 2003 22:51,   

회원수 1400만명인 국내 1위의 카드업체 LG카드가 현금이 바닥나 사흘째 현금서비스를 중단했다.

23일 오후 현재 LG카드 채권단과 LG그룹간에 진행되고 있는 자금지원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지 않을 경우 LG카드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LG카드는 23일 유동성 부족으로 22일 오전 일부 금융회사의 현금인출기(CD)부터 현금서비스가 중단된 데 이어 이날 오후 3시반부터 모든 현금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국내 카드업체가 돈이 모자라 현금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에도 현금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됐었다.

최영택() LG카드 상무는 현금서비스 중단은 17개 은행에 예치해 놓은 계좌 잔액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없으면 월요일(24일)에도 현금서비스를 재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LG카드를 보유한 복수카드 소지자들이 다른 카드사로 일시에 몰리면 다른 카드사들도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는 등 카드업계 전체가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LG카드 고객들은 주중에 하루 평균 1000억원, 주말에는 400억원 규모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이번 서비스 중단으로 많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편 8개 채권은행들의 지원결정 최종시한인 24일 오전 10시를 앞두고 채권단과 LG그룹은 22일과 23일 물밑 협상을 계속했으나 23일 오후 5시 현재 접점을 찾지 못했다.

채권단은 구본무() LG 회장의 LG지분 담보제공 외에 신규 대출금에 대한 구 회장의 연대보증을 요구했으나 LG측은 이를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 이덕훈() 행장과 LG 강유식()) 부회장은 23일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비공개로 만나 마지막 물밑협상에 들어갔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LG그룹이 LG카드를 정상화하려는 의지를 확고히 보여주려면 채권단의 연대보증 요구를 수락해야 한다면서 최종 시한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극적인 타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