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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테러주의보 나오자마자 꽝

Posted November. 09, 200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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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8일 100여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가 발생하면서 지구촌 곳곳에 다시 테러 비상이 걸렸다. 사우디 테러는 지난달 27일 이슬람 행사인 라마단 시작을 기점으로 이라크 밖에서 발생한 첫 번째 대형 테러다.

각국은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의 활동무대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것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사우디 테러=미국과 사우디 정보 당국은 최근 알 카에다의 테러에 대비해 강력한 경계 및 수사를 펴 왔으나 결국 8일의 폭탄 테러를 막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5일 라마단 기간 중 사우디에서 강력한 테러가 터질 가능성이 높다며 사우디 내 미국인들에게 주의령을 내렸다. 이어 사우디 경찰도 3일과 6일 메카에서 잇달아 테러 용의자를 발견, 3명을 사살하고 2명이 자폭하는 등 테러범 색출을 강화해 왔다.

그런데도 테러가 곧 터질 것이라는 정보가 이어지자 리야드 주재 미국대사관은 7일 당분간 사우디 내 모든 공관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리야드 교외 무하야 주택단지의 폭탄테러는 이 발표 하루 후 터졌다.

현재까지 사상자 수는 외신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로이터통신은 약 30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미국인 등 외국인과 사우디 상류층 거주지역인 무하야 단지는 약 200채의 빌라로 구성된 곳이다. 미국 및 영국 대사관과 약 2km 떨어져 있으며, 1km 떨어진 곳에 나예프 왕자 등 왕족들의 별장이 밀집해 있다.

세계 곳곳 테러 비상령=미국을 비롯해 대()테러전에 나선 영국 캐나다 호주 스페인 정부는 최근 대형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해외 공관에 경계강화를 지시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7일 알 카에다가 캐나다 멕시코 카리브해 등 해외에서 화물기를 납치해 핵발전소나 교량 댐 등 미국 내 핵심시설을 공격할 음모를 꾸미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이날 말레이시아 사바주 동부 해안에서 미국인이 동남아 테러 단체에 희생될 가능성이 있다며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미국은 5월에도 말레이시아 내 미국인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경계령을 내린 바 있다.

미 국무부는 또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세력이 미국 기자들을 납치해 미국이 구금 중인 탈레반 포로와의 교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우디 테러 발생 직후 영국 캐나다 호주는 7일 자국민의 사우디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영국은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 서방 중동국가도 여행 자제지역에 포함시켰다.

앞서 스페인 정보기관은 바그다드 주재 자국 대사관을 겨냥한 테러 공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4일 대사관원 대부분이 철수했다. 독일도 대사관 직원과 복구반원 보호를 위해 최근 대테러 정예 부대를 이라크로 파견했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