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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증원 뜨거운 감자

Posted August. 28, 20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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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쟁을 계기로 미국 의회와 군대 내부에서 해외 주둔군을 포함해 미군 병력을 전체적으로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최근호(9월 1일자)가 보도했다. 타임은 미군 증원 논란의 배경과 문제점을 커버스토리로 자세히 다뤘다.

증원 논란과 배경=타임지에 따르면 군 증원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론화한 것은 피터 슈메이커 육군참모총장이다. 슈메이커 참모총장은 지난달 말 한 청문회에서 군 병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군 지도자들 사이에 종종 미군 증원 필요성이 대화나 토론의 화제로 등장했다고 타임과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전했다.

이 논란은 911 테러 이후 변화된 국제 환경을 반영하는 것이다. 911 테러 전까지 미군 감축은 하나의 뚜렷한 추세였다. 미군 규모는 베트남전쟁이 있던 1968년 350만명을 최고점으로 계속 줄어 현재는 140만명가량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내세운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군대 양성 구호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쟁 이후의 상황은 첨단무기를 이용한 막강한 전투력으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점령국에서 군을 주둔시키는 것은 전혀 별개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미 국방부는 5월만 해도 이라크 주둔 미군을 9월이면 3만명 정도로 줄여도 된다고 자신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14만명이 주둔하고 있지만 오히려 병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쟁 종료선언 이후 게릴라 등에 의해 숨진 미군 수는 137명으로 전쟁기간 전투나 사고 등으로 숨진 138명에 1명 차이로 육박했다.

이라크의 경우를 볼 때 앞으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하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개혁이냐 증원이냐?=현재 군 병력은 적정수준이라는 것이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미국의 해외 주둔군을 포함한 전체 군 운용에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고 타임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이 최근 군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지만 이 개혁안이 고된 근무환경을 호소하는 군인들의 상황을 더 악화시켜 결국 병력부족 현상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해결책은 미국의 외교정책 변화?=군 증원 필요성 논란은 문제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 때 국방부 고위급 인사였던 로렌스 코브는 테러리즘, 불량국가, 대량살상무기가 복합된 문제를 미국이 단독으로 나서서 군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국가와 협력하면서 국제적인 지원을 얻어내는 것이 올바른 해결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