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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다국적군 이라크 파병 진통

Posted August. 22, 200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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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라크 치안을 위해 추진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다국적군 파병 결의안이 난항에 부닥쳤다.

파병 후보국들이 다국적군의 지휘권을 유엔이 인수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비해 미국은 이를 내줄 생각이 없기 때문.

미 행정부는 이라크 재건비용 95%를 미국이 부담하고 있는 점을 들어 지휘권 확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CNN이 21일 전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이날 유엔본부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지휘권 인계는 오늘의 주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파병 후보국들의 태도는 냉담하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이라크 통치권을 미영 연합군이 유엔으로 넘길 때만 파병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시리아 등 일부 안보리 이사국은 파병의 전제로 미영 연합군의 철수 일정 제시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새 결의안이 조만간 채택될 것으로 낙관하는 사람은 미 행정부 내에서도 거의 없다고 CNN은 전했다.

설사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파병 실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의 무니르 아크람 유엔 주재 대사는 문제는 파키스탄의 여론이라며 우리가 미군 점령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국민에게 납득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 등도 이미 상당수 병력을 아프간 등 분쟁지역에 파견한 실정이어서 이라크 파병은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테러를 수사 중인 미국 당국은 유엔사무소 경비원 가운데 과거 이라크 정보요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테러 차량이 숨진 세르지우 비에이라 데멜루 유엔 특별대사가 근무 중인 때에 정확히 집무실 바로 아래를 들이받은 것은 경비원이 연루됐음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