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패전 이후 포르노영화 등 서양문화의 범람과 인신매매, 살인 등 각종 사회 범죄로 더욱 황폐해지면서 심각한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참고소식지는 사담 후세인 정권 몰락 후 이라크가 무정부 상태에 빠지면서 전통적 가치관과 사회 질서 파괴라는 제2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최근 현지취재를 통해 전했다.
저질 서양문화 범람=젖가슴을 훤히 드러낸 요염한 할리우드 여배우, 피가 사방으로 튀는 폭력과 살인 장면. 수도 바그다드의 영화관에 나붙은 간판과 포스터는 자극적인 그림 못지않게 섹스와 욕망이라는 선전 글귀들로 가득 차 있다. 이라크가 금욕을 미덕으로 여기는 이슬람 국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전쟁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기관총을 든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액션영화 간판을 보고 영화관에 들어가면 실제로는 각종 변태장면을 담은 포르노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주로 미국이나 프랑스 제다. 돈만 내면 어린이들도 입장시켜 준다.
외국기자와 미군이 주로 투숙하고 있는 바그다드의 팔레스타인호텔 앞에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프랑스 코냑, 동유럽 보드카 등 각종 수입 양주들이 즐비하다. 스카치위스키 1병이 15달러(약 1만8000원)로 요르단의 면세점 가격보다 싸다. 호텔 앞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내 상점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수입 양주를 판매하는 모습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양주 입수 경로는 분명치 않다. 요즘 바그다드에서는 대낮에도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청년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음주가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종교지도자들의 경고가 나온 뒤 최근 주류 판매상 2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범죄 난무=지난달 30일 바그다드 시내 한복판에서 총을 든 인신매매단이 공공연하게 10대 소녀를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졌으나 시민들은 울부짖는 소녀를 보고도 이를 저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최근 인신매매단이 한 부호의 딸을 납치해 몸값 50만달러(약 6억원)를 요구하기도 했다.
바그다드에는 주로 10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부녀자 인신매매 사건이 하루 1건꼴로 일어나고 있다. 몸값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윤락업소와 결탁한 인신매매 시장에 팔아넘긴다.
최근 바그다드 시내에는 티셔츠에 살인청부라고 안내문을 쓴 조직폭력배 4명이 거리를 활보해 시민들이 경악했다.
청부업자 대부분은 이라크전쟁 직전 사면을 받았던 범죄자들. 후세인 정권 때 기득권층들에 원한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데 착안한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전쟁으로 인해 총기 구입이 쉬워지면서 상점 약탈, 성폭행, 살인, 마약 거래 등 각종 범죄 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