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났다. 다시 경제다.
이라크전쟁이 사실상 종결됨에 따라 기업들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기업들은 불안요소가 줄어듦으로써 투자 여건이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10일 기업들은 이라크전 조기 종결을 크게 반기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투자계획을 다시 집행하고 침체된 내수시장을 공략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업들,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자동차업계는 전쟁 종결로 휘발유값이 떨어지면 그동안 자동차 구입을 주저하던 소비자들이 다시 구매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진() 현대차 사장은 이날 오전 비상경영대책회의를 갖고 이라크전 이후 내수시장 활성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용훈() 현대차 전무는 수출이 그런 대로 호조를 보여 내수시장만 활성화되면 올해 판매목표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및 화섬업체들의 표정도 크게 밝아졌다. LG화학은 나프타 가격 하락으로 원료비가 절감되고 특히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 바이어들이 수입물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들어 사상 최고의 수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계는 대부분 2년6개월 분량의 일감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업체는 조선뿐 아니라 플랜트 추가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플랜트 수주목표인 7억달러를 이미 초과 달성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를 지난해 2억달러보다 3배 이상 늘어난 7억달러로 잡았다. 현대중공업도 올 플랜트 목표를 지난해보다 최고 4배로 상향조정했다.
국내 요소가 관건=LG전자 전명우() 상무는 북한 핵문제와 내수 침체 등으로 경기가 당장 살아나진 않을 것이라면서 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5월 중 중국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생산라인 기공과 핵심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내수판매가 위축되고 투자도 조심스러웠으나 종전으로 소비와 투자 심리가 조금씩 살아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 위축으로 울상 짓던 유통업체들도 종전에 따른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종전으로 유가가 더 떨어지면 수출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태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발벗고 나선다건설교통부와 산업자원부도 발빠르게 이라크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건교부는 다음 달 초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에 민관 시장 합동조사단을 파견, 중동지역의 건설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실무 조사가 끝나는 대로 최종찬 장관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수주 지원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산자부도 윤진식 장관이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민관 플랜트 수주단을 이끌고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지를 방문하고 중동지역에서 대규모 한국상품전시회를 열거나 한국상품구매단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