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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모금 집중조사

Posted March. 19, 200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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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 부장검사)는 19일 오후 미국에서 송환된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을 상대로 97년 대선 전 기업체에서 대선자금을 모금한 경위 및 정확한 모금액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한나라당이 당시 24개 기업에서 불법 모금한 것으로 확인된 166억7000만원 중 117억3000만원의 모금 과정에 이 전 차장이 개입했으며 이 전 차장이 이외에 출처 불명의 70억원을 추가로 모금하는 데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또 이 과정에서 이 전 차장이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와 직간접으로 연계해 대선자금을 불법 모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 전 차장은 이회창 후보와는 무관하게 서상목()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부탁을 받고 개인적으로 기업인들을 연결시켜 줬으며 내가 관여한 모금액은 10억원 정도라고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해 왔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을 상대로 당시 선거자금 요구 대상 100개 기업을 선정한 뒤 선거자금을 지원한 기업체의 세금을 감면해주거나 세금 납기를 연장해줬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 전 차장은 모금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고서화 구입 등 개인적인 용도로 쓴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의 혐의가 확인되면 20일 정치자금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서 전 의원, 이 전 후보의 동생 회성()씨, 임채주() 전 국세청장 등 사건 관련자 중 일부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전 차장은 19일 오전 3시경 미국 시카고공항에서 미 당국에 의해 검찰 수사관에게 넘겨져 대한항공 KE038편에 탑승한 직후 체포됐으며 이날 오후 4시4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서울지검으로 압송됐다.

검찰은 989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이충호() 대전지검 특수부장이 현재 서울지검 특수1부에 파견나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입국장에서 평생 공직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사려 깊지 않은 행동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검찰에 나가서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감색 상의에 회색 바지 차림의 이씨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상의하거나 보고한 적이 있느냐는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검찰에서 모든 걸 다 얘기하겠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입국장을 빠져나온 이씨는 동행한 검찰 직원들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검찰청사로 직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