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미국LPGA투어 개막전인 웰치스프라이스챔피언십(총상금 80만달러)에서 대형선수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다.
17일 애리조나주 투손 랜돌프골프장(파70)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 김초롱은 로리 케인(캐나다)과의 챔피언조 맞대결 부담도 아랑곳 하지 않고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세 좋게 출발했다. 10번홀에서 네 번째 버디를 낚았을 때만 해도 데뷔전 우승이 결코 꿈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겁 없는 신예는 경험이 부족했다. 우승고지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위기관리능력도 아직은 부족했다. 레귤러온에 실패한 12번홀(파4)에서 1m50짜리 파퍼팅을 놓친 뒤 흥분하는 모습이 그랬다.
아니나 다를까. 마음의 평정을 잃은 그의 13번홀(파5) 티샷은 벙커에, 두 번째 샷은 러프에 빠졌다. 결국 3퍼팅으로 연속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김초롱이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전담캐디와 코치, 그리고 게임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든든한 스폰서가 절실함을 나타낸 대목이다.
하지만 정규 미국LPGA투어 데뷔전에서 김초롱이 박지은(나이키골프)과 나란히 공동4위(17언더파 263타)를 차지한 것이 반짝 돌풍은 아닌 것 같다.
미국(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12세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골프채를 처음 잡았지만 천부적인 재질과 많은 연습으로 아마추어대회에서 20승을 거둔 유망주. 2001년에는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 아마추어로서 특별초청돼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데 앤자 커뮤너티컬리지를 중퇴하고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그는 2부투어(퓨처스투어)에서 상금랭킹 2위로 Q스쿨을 거치지 않고 미국LPGA 정규투어에 직행했다.
2001 US여자주니어챔피언십에서 역대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대회 사상 최저타 기록(62타)을 수립한 주인공인 그는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도 8언더파 62타를 기록했듯이 몰아치기에 능하다. 따라서 세기()만 겸비한다면 올 시즌 충분히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편 웬디 둘란(21언더파 259타호주)이 역전우승을 거둔 이번 대회에서 김영(23신세계)이 캐리 웹(호주)과 공동9위(13언더파 267타)를 차지하는 등 한국의 순수 토종 신인들이 대거 상위권에 입상, 코리안 돌풍의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