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는 많지만 정작 쓸 만한 사람은 없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기술(IT)기업 등 일부 첨단 기술업종은 핵심인력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휴대전화 제조회사인 어필텔레콤의 박봉우 인사팀장은 중국에 대한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술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정작 핵심 기술력을 갖춘 엔지니어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KT(옛 한국통신)도 차세대통신, 유무선통합서비스, 인터넷전화(VoIP) 등 신산업 분야에서 수시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나 자격을 갖춘 인력을 제대로 구할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반면 이 회사가 최근 실시한 일반 사무직 공채에서는 무려 100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고용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현상이 심각하다.
이 같은 핵심인력 구인난은 벤처에서도 마찬가지.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시스템 보안 분야 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커리큘럼이 국내 대학원에 개설된 것이 최근의 일이어서 전문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이에 따라 필요한 인력은 안철수 사장이 직접 미국에 가서 삼고초려 식으로 모셔오는 일이 부지기수.
바이오 벤처회사인 싸이제닉도 필요한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결국 기존 인력이 매일 야근을 하면서 어렵게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IBK컨설팅에서 IT분야 헤드헌팅을 맡고 있는 신영화 이사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휴대전화, IMT-2000 등 일부 첨단분야에서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최상급 전문인력은 항상 공급 부족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15일 발표한 IT전문인력 양성정책의 평가와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22006년에 부족한 IT전문인력은 누적기준으로 9만9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고상원 연구위원은 산업계의 수요에 걸맞은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대학 커리큘럼을 산업계 동향에 맞게 수시로 개편하는 한편 산업계 전문인력을 객원교수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