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로 제거미 중앙정보국(CIA)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작전은 이날 오전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미국 석유회사 직원 2명을 태운 헬기가 피격당한 직후 이뤄졌다. 미국 CNN방송 등은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인 알리가 5명의 수행원과 함께 사나 북동부 사막을 차량으로 달리던 중 무인폭격기인 프레데터가 발사한 미사일을 맞고 숨졌다고 전했다. 당시 알리 일행이 탄 차량에는 통신기기들과 폭약이 실려 있어 2차 폭발을 일으켰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본명이 카에드 살림 시난 알 하레티인 알리는 2000년 10월 아덴항에 정박 중이던 미 군함 콜호에 대한 테러 공격과 지난달 초 미나알타바흐항 인근을 지나던 프랑스 유조선 랭부르호에 대한 테러 공격에 개입한 혐의를 받아 왔다. 알리는 지난해부터 알호순 등 마리브 인근 사막 마을들을 오가며 미국의 추적에 무력으로 맞서 왔다.
재개된 미국의 암살 작전무장한 프레데터기가 아프가니스탄 외부에서 알 카에다 조직원을 공격해 제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대테러전의 전장을 예멘으로 옮겨 소탕전을 확대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최소 50명 이상의 대테러전 요원을 예멘에 파견해 놓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이 알 카에다 관련자에 대해 아프간전 당시처럼 암살에 나설 수 있음을 확인해 준 셈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에는 탈레반 최고 책임자인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에 대해, 올해 5월에는 친 탈레반 군벌 굴부딘 헤크마티아르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했으나 제거에는 실패했다.
이 같은 미국의 해외 암살 작전은 1976년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 때 금지됐으나 지난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알 카에다 조직원에 대한 은밀하고 치명적인 공작을 승인함으로써 사실상 부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활은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로 드러났으나 미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알리의 제거 역시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미 국무부 익명의 관리와 예멘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CIA가 주도한 것이라고 전했지만 미 백악관과 국무부, CIA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4일 아칸소주 중간선거 지원 유세 도중 이번 사건을 보고받은 후 미국은 국제적인 살인자를 쫓고 있다며 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과감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