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2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경기가 없는 기간에도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엄청난 연습광이기도 하거니와 동네주민들이 집앞을 지날 때마다 자동차 경적을 울려대기 때문이다.
최경주가 미국에 둥지를 튼 곳은 텍사스주 더 우드랜즈. 미국PGA투어 우승자가 같은 동네에 산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주민들은 K.J.CHOI의 얼굴을 한번 볼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애교스런 노크를 한다고. 미국에서 스포츠 스타가 피부 색깔을 떠나 얼마나 대접받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경적이 울리면 되도록 문밖에 나가 인사를 합니다. 그 덕분인지 아들(호준6세)도 놀이터에서 미국 아이들과 잘 어울립니다.
최경주가 맹장수술 이후 4주만에 출전한 2002미국PGA투어 디즈니클래식(총상금 370만달러)에서 4라운드 연속 60타대(66-68-69-64)를 기록하며 공동 6위(21언더파 267타)를 차지했다. 우승자 밥 번스(25언더파 263타)보다 4타, 단독 3위 타이거 우즈(23언더파 265타이상 미국)보다는 불과 2타 뒤진 기록.
21일 플로리다주 레이크브에나비스타 디즈니골프장 마그놀리아코스(파72)에서 벌어진 최종 4라운드. 그는 이날 평균 299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리며 수술 이후 침대 생활 2주동안 뭉쳤던 근육을 마음껏 풀었다.
이날 18개홀의 절반인 9개홀에서 버디를 낚은 비결은 신들린 듯한 퍼팅덕분(총퍼팅수 25개). 99년과 2000년 연속해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 보다 힘들다는 미국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한 그가 이제는 미국그린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얘기다.
이 대회에서 상금 11만9787달러를 보태 정상급 선수의 기준인 시즌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한 것도 기분이 좋다. 현재 그의 상금은 205만8907달러.
그러나 최경주가 이번 대회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도 꿈의 무대로 불리는 내년 마스터스 출전을 사실상 굳힌 것. 출전조건의 하나인 올 시즌 미국PGA투어 상금랭킹 40위내 진입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