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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조조정 '발등의 불'

Posted October. 17, 2002 22:58,   

고교 졸업생 수가 감소하면서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부산의 한 대학 재단이 이례적으로 전문대를 자진 폐교하고 4년제대에 통폐합하기로 결정해 대학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학들은 유사 학과 또는 대학간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내부 반발 등에 밀려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전망없다 폐교 결정학교법인 성심학원은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성심외국어대(2년제 전문대)를 폐교하는 대신 같은 재단인 경남 양산시 웅상읍 영산대(4년제)에 통합시키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성심외국어대는 당장 2003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고 기존의 신입생 정원 2700명 중 500명만 영산대의 신입생 정원에 포함시켜 영산대에서 선발한다.

현재 성심외국어대의 1학년은 그대로 전문대 과정으로 졸업하게 되며 교수 115명은 전원 영산대에 편입될 전망이다.

성심학원 측은 성심외국어대의 경우 지금은 신입생 모집에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학생 수가 줄기 때문에 전문대를 폐교하는 대신 4년제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입생 확보난2002학년도 대입에서 4년제 대학 신입생 정원 38만3533명 중 2만7182명(7%)을 채우지 못했다. 전년도 미충원 인원 1만2897명보다 배 이상 많은 규모로 역대 최고치다.

16개 시도 중 미충원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모집정원 1만4077명 중 21.7%에 달하는 3050명을 채우지 못했다. 이 지역은 고교 졸업생 수가 대학 정원을 밑도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지방대들은 해마다 학기 초가 되면 학생들이 2030%씩 빠져나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고 정원을 50%도 못 채우는 대학들이 많은 실정이다.

대학 구조조정 부진97년 외환위기 당시 대학들에서 구조조정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교직원 반발과 학교간, 학과간 이해관계 등으로 실제로 통폐합된 사례는 드물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 구조조정이 절실하지만 인력 정리 등의 문제가 간단치 않아 성사 실적은 저조하다며 이제 교육 특성화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인철 석동빈 inchul@donga.com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