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공기가 분단 이후 최초로 남한에서 공식적으로 게양됐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는 16일 오전 11시10분 부산 해운대구 우동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개관식을 갖고 북한 인공기를 포함한 44개 대회 참가국 국기를 동시에 게양했다
광복 직후 북한이 태극기 대신 국기로 채택한 인공기는 남한의 대학가에 불법적으로 등장해 파문을 일으킨 적은 있지만 정부 승인을 받아 공식적으로 게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기는 이날 조직위가 있는 부산 동구 범일동 눌원빌딩 6층과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본부호텔인 부산롯데호텔의 국기 게양대에 함께 게양됐다.
인공기는 17일에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에 내걸리며 대회 1주일 전인 22일경부터는 각 경기장을 비롯한 25군데서 대회가 끝나는 다음달 14일까지 게양된다.
조직위는 북한의 대회 참가 결정 이후 인공기 사용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과 국제 관례에 따르기로 해 다른 참가국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게양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직위가 공식적으로 제작한 인공기는 경기장 게양용과 시상용 및 탁상용 등 12종 122장으로 대회가 끝난 뒤 전량 회수된다.
시민 김정규씨(62)는 남한 땅에 인공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보니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아 착잡한 기분이다며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