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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마하인간

Posted September. 15, 200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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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초78.

결승선을 맨 먼저 통과한 그는 자신이 세계 신기록을 세운지도 모르고 있었다. 코치가 뛰어 나와 그를 얼싸안아 주고서야 일이 벌어진 줄 알았다. 그만큼 예상치 못한 세계 신기록이었다. 팀 몽고메리(27미국)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마하인간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은 이처럼 극적이었다.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100m. 몽고메리는 거의 출발 총성과 함께 스타팅 블록을 차고 나갔다. 반응시간이 0.104초로 평균 0.2초임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좋은 기록. 출발부터 아무런 경쟁자 없이 독주를 했다.

바람도 도와줬다. 뒷바람이 초속 2m 속도로 불었다. 출발이 좋은데다 바람까지 불어주니 거칠 게 없었다. 운도 좋았다. 출발도 좋았지만 만일 뒷바람이 초속 2m를 넘었다면 비공인 세계기록으로 남을 뻔했다. 몽고메리의 개인 최고기록은 9초84였고 올시즌엔 9초91이 최고기록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세계 신기록은 어느 누구도 예기치 못한 것이었다.

경기가 끝난뒤 몽고메리는 세계 기록은 가장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 나온다. 오늘은 날씨가 비교적 추웠다. 지난해 내 개인 최고기록인 9초84를 세울때도 그랬다. 그러나 바람도 완벽했고 내 스타트도 완벽했다. 그리고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이보다 완벽한 날이 어디 있겠는가. 사실 코치가 뛰어나와 나를 안아 하늘 높이 치켜 들었을때야 내가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는 것을 알았다고 기뻐했다.

피로 누적으로 대회에 불참한 채 관중석에서 이날 레이스를 지켜본 전 세계기록 보유자 모리스 그린은 선수에게는 마법과 같은 날이 있다. 오늘이 몽고메리에게 그같은 날이다라며 축하했지만 그러나 나는 이 때문에 주눅들지는 않는다. 나는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며 오히려 분발의 계기로 삼았다.

이날 여자 100m에서 우승(10초88)한 스프린트의 여왕 매리언 존스(미국)는 인간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달린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나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라며 몽고메리와 뜨겁게 포옹하며 축하해 줬다.

한편 몽고메리는 이날 기록으로 세계 신기록 상금(10만달러) 등 총 25만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