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총재 서영훈)는 남북이 추석(9월21일) 이전에 실시키로 합의한 금강산 5차 이산가족 순차 상봉 일자를 9월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실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그러나 북측은 구체적인 일자를 4차 적십자회담(9월46일)에서 논의하자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적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양측 연락관 접촉과정에서 우리측이 다음달 13일 5차 이산가족상봉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며 북측은 추석 이전에 실시한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미리 날짜를 잡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적은 24일 북측 장재언() 적십자회 중앙위원장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4차 적십자회담 남측대표단의 명단을 통보했다. 남측 대표단은 수석대표인 한적 서 총재를 비롯해 이병웅 총재 특별보좌역, 김경웅 송우섭 남북교류 전문위원, 민병대 남북교류국장 등 5명, 지원인원 17명과 취재기자 10명 등 총 32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앞서 남북은 5차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명단을 24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교환한 뒤 공개했다. 한적과 정부는 남측 가족들을 대상으로 상봉의사 확인작업에 들어갔으며, 남북은 9월 5일 생사가 확인된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 회보서를 교환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컴퓨터 추첨을 통해 선발된 후보자 200명의 명단을 북측에 전달했고, 북한 적십자회측은 2, 3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시 생사가 확인됐지만 최종방문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탈락자 가운데 120명의 명단을 통보했다.
북측이 후보자 200명을 채우지 못하고, 그것도 2, 3차 이산가족 상봉과정에서 남측가족의 생사가 확인된 120명의 명단만을 보냈다는 점에서 북측이 추가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북측 후보자 가운데 최고령자인 이규염씨(82)는 남측의 딸 진옥(59) 진금씨(53)를 만날 것을 희망했다. 또 3차 후보자 명단에 포함됐다가 탈락한 국군출신의 이기탁씨(74)와 손윤묘씨(68)를 비롯해 서울교향악단에서 활동했던 신명균씨(71)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측이 보내온 명단에는 과거와는 달리 유명인사들이 그리 많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 후보자 가운데에는 북한의 영재학교인 평양제1고등중학교 배재인 교장(66), 최고인민회의 1기 대의원인 하영순씨(73여) 등이 들어 있다.
북측 후보자는 연령별로 60대 47명, 70대 69명, 80대 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남측의 경우 60대 31명, 70대 89명, 80대 80명 등 상대적으로 고령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