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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크기 소행성 지구충동 위기 모면

Posted June. 21, 2002 23:27,   

축구장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서 불과 12만 떨어진 곳까지 다가왔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영화 아마게돈이나 딥 임팩트에 나오는 대재앙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소폭탄 이상의 폭발을 경험할 뻔한 것.

미국 뉴멕시코주 링컨지구근접소행성연구소(Linear) 천문학자들은 2002MN이라고 이름붙인 지름 50120m의 소행성이 14일 초속 10의 속도로 지구 밖 12만까지 다가왔다가 비켜간 것을 17일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행성이 달과 지구 사이(지구 밖 38만)로 들어온 것은 사상 6번째이고, 이렇게 지구에 가까이 온 것은 9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 정도의 크기라면 지구와 충돌했을 경우 지구 전체에 피해를 주지는 않았겠지만 적어도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 소행성 충돌 당시와 비슷한 피해를 주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 베니 페이저 박사는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퉁구스카 정도의 충돌을 경험할 확률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당시 시베리아에 충돌한 지름 60m의 소행성은 공중폭발을 일으키면서 2000 인근 숲을 초토화시킨 바 있다.

과학자들은 당시의 폭발력이 1020메가t급에 달해 히로시마 원자폭탄(0.01메가t급)의 1000배 정도의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과 비슷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 정도 규모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확률은 1000년에 1번이다.

지름이 7 이상인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영화 속에서처럼 전 지구적인 재앙을 가져올 수 있으며 확률은 1000만년에 1번이다. 지름이 1.7 이상이면 엄청난 해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충돌 확률은 2만년에 1번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소행성의 접근을 3일이나 지나서야 알게 됐다는 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대비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접근을 빨리 감지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 에든버러 왕립 천문대(ROE) 존 데이비스 박사는 당시 소행성이 태양과 일직선 상에 위치해 있어 일반 망원경으로 알아보기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곽민영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