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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 '투구폼 확 바꿨어요'

Posted May. 14, 2002 09:06,   

40일동안 박찬호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부상의 터널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의욕을 다지기 위함인지 말끔히 면도를 한 얼굴도 그렇고 던지는 모습도 예전과는 달랐다. 13일 복귀전을 지켜본 팬들이라면 한눈에 어, 달라졌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게 분명하다.

부상자 리스트에 오른 뒤 박찬호는 오스카 아코스타투수코치와 함께 투구폼 수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몸에 무리를 덜 주고 더욱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것.

그가 투구폼 수정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3가지.

우선 피칭할 때 왼발의 스트라이드를 줄이고 오른 다리를 곧추세웠다. 전에는 스트라이드의 폭이 컸고 오른 다리가 많이 주저 앉아 하반신에 가는 부담이 컸다. 이제 오른 다리를 종전보다 세움으로써 허벅지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팔의 각도도 바꿨다. 다저스시절엔 오른 팔이 많이 쳐졌고 간간이 스리쿼터형(오버스로와 사이드암스로의 중간)으로 던지기도 했다. 아코스타투수코치는 팔을 직각으로 내려꽂듯이 던져야 공의 위력이 산다고 조언했다. 박찬호는 이날 경기가 끝난뒤 내려꽂는 기분이 들었고 변화구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마지막으로 왼쪽 발의 방향. 전엔 홈으로 내딛는 왼발 끝이 3루를 향해 몸이 뒤틀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 왼발을 홈플레이트쪽으로 곧바로 향하게 함으로써 제구력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피칭폼을 바꾼 게 모두 득이 되는 건 아니라는 평가다. 박찬호는 투구폼 수정으로 특유의 스피드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 부상후 첫 등판이라 조심스럽게 피칭한 영향도 있지만 최고시속이 150밖에 나오지 않았다.

예전의 다이내믹한 전력피칭폼은 제구력과 신체에 무리를 주는 단점은 있었지만 박찬호의 가장 큰 무기인 스피드를 제공했다. 이제 그는 공의 위력보다는 변화구와 머리싸움으로 승부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경기에서 4회까지 무실점한 박찬호는 5회 몸에 맞는 볼과 볼넷으로 2사 1,2루의 위기를 맞은뒤 디트로이트 잭슨에게 왼쪽안타를 맞아 유일한 실점을 했다. 5회까지 78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뒤엔 곧바로 강판. 7580개 사이에서 투구수를 조절시키겠다고 한 텍사스의 제리 내런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그가 어떤 투수라는 걸 보여준 경기로 아주 훌륭한 피칭이었다고 칭찬했다.

시즌성적 1승1패 평균자책 6.30을 기록한 박찬호는 19일 같은 상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 나선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