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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시아다

Posted February. 19, 20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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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은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군사관계를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가장 두드러진 예는 지난 주말부터 약 600명의 미 군사고문단이 무슬림 반군과 싸우고 있는 필리핀군과 합류해 합동 게릴라전에 돌입한 것을 들 수 있다. 미군의 군사고문 활동은 테러분자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으로 미군 개입을 확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군은 이와 함께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과도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 분쇄를 위한 군사협력 증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 의회는 최근 동남아 각국 군장교들을 위한 대테러 훈련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법안을 승인했으며, 중앙정보국(CIA)도 동남아 국가의 테러 대응팀 및 정보요원들에 대한 무장과 훈련을 조용히 시작하고 있다고 미 관리들이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 같은 아시아 군사협력 강화 기조와는 대조적으로 보스니아에 투입된 미 평화유지군을 3분의 1로 축소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계기로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서남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이미 긴밀한 군사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이 사실상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지역에서 미군 주둔을 장기화할 태세다. 미국은 지난해 말 키르기스스탄에 200여명의 미군을 투입해 수도인 비슈케크 인근에 공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은 중국 및 유전지대인 우즈베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전략 요충지여서 중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통해 군사기술 이전 및 경제 원조 등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한 대가로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은 이미 막대한 경제 지원을 받았으며, 미 해군에 함정 도크를 제공한 싱가포르는 유사시 미군 지원을 보증받게 됐다.

군사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볼 때 세계 각국의 미군 주둔 현황은 미국 역사상 어느 때보다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선대인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