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후 북-미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도 정부가 타개방안을 찾지 못한 채 미국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 및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만 내놓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대응방식을 놓고 정치권도 초당파적 논의는 제쳐둔 채 여야 간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어 국내적으로도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여야 공방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6일 한미 공조에 이상이 없다는 임성준()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의 발언에 대해 외교당국의 안이한 상황 인식을 보여준 발언이라며 정부 고위당국자의 장밋빛 전망이 과연 현실적이냐고 비판했다.
남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 방한 때 외형적으론 이견을 노출하지 않고 봉합하겠지만 한미간 갈등의 골은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6일 한나라당이 새 안보팀에 대해 근거도 없이 비합리적인 흔들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대표연설에서 약속한 초당적 협력이 과연 이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정부 대응정부는 이날 정세현() 통일부 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20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인식에 대한 견해차를 극복하고 북-미 및 남북 대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최성홍()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는 대화가 최선의 방법이라는 데 조금의 이론도 없다고 강조했다.
양성철() 주미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등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전달받았느냐는 질문에 양국 정보기관 간의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양국간에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정보 교환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사관 항의 방문민주당 김성호() 송영길() 허운나() 의원과 한나라당 김원웅() 안영근() 의원은 이날 주한미대사관을 방문, 에번스 리비어 부대사에게 부시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리비어 부대사가 (민주당이) 부시 대통령 개인을 공격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하자 여야 의원들은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정책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우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언쟁을 벌였다.
이들 여야 의원은 이날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 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안 통과를 추진키로 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부와 민주당 간의 통일 외무당정협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외교적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정부의 대응전략 부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