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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맨 조성훈 깜짝쇼

Posted January. 14, 2002 09:36,   

자신이 코트에서 뛰지 않더라도 팀이 잘 나가면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13일 부천에서 열린 20012002 애니콜 프로농구 SK 빅스와 코리아텐더 푸르미의 시즌 4차전. SK 빅스의 주포 문경은이 이날 바로 그랬다.

문경은은 이날 최상의 컨디션.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가벼운 스텝으로 던진 점프슛을 시작으로 내리 9득점. 골밑 돌파로 점프슛을 넣은 뒤엔 외곽으로 나와 3점슛을 쏘아올리는 식으로 1쿼터에 팀의 24점의 절반인 12득점(3점슛 2개)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그런데 아뿔싸. 2쿼터 종료 5분59초를 남긴 상황에서 문경은은 오른쪽 눈두덩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1쿼터 황진원이 문경은을 제대로 마크해내지 못하자 교체해 들어간 코리아텐더 김기만이 너무 깊숙이 밀착마크를 하다가 문경은을 머리로 받아버린 것.

문경은은 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채 곧바로 코트를 떠났고 그 자리엔 그동안 출전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던 조성훈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올 시즌 팀이 치른 31경기 중 17경기에만 잠깐씩 나와 평균 2득점에 불과하던 조성훈은 이날 마치 그동안 나오지 못했던 것을 분풀이나 하듯 3점슛 2개를 100% 성공시키는 등 14득점을 올리며 주포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신이 난 맥도웰은 연신 동료들에게 득점찬스를 만들어줬고 SK 빅스는 3쿼터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상대에 단 한점도 내주지 않고 내리 14득점을 올려 스코어는 56-31까지 벌어졌다. 문경은은 혹 자신이 빠져 팀이 어려움에 처할까 서둘러 상처를 꿰매고 3쿼터 3분을 남기고 벤치로 돌아왔지만 스코어판를 쳐다보더니 만감이 교차하는 듯 껄껄 웃고만 있었다. 문경은의 정신자세가 기특해서일까? 유재학 감독은 4쿼터 문경은을 다시 투입했다. 문경은은 4쿼터에서 6득점을 더 올려 총 20득점. 결국 주전과 식스맨이 기량의 차이를 보이지 않은 SK 빅스가 101-80으로 대승을 거두고 기분 좋은 3연승을 달렸다.

공동 1위 동양 오리온스와 SK 나이츠도 이날 각각 6연승과 4연승을 달리며 순항을 계속했다. 동양은 KCC 이지스를 맞아 피터팬 김병철의 잇단 3점슛 등으로 87-79로 승리했고 SK 나이츠는 삼보 엑써스를 82-71로 눌렀다.

울산에선 모비스 오토몬스가 삼성 썬더스에 99-87로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올 시즌 최다인 5연패.



전 창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