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의료비 지원을 받는 의료급여(의료보호) 대상자들이 자치단체의 누적된 진료비 체불로 인해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26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 10월 초부터 최근까지 병의원 등 의료기관의 의료급여 진료비 청구액은 2635억여원이나 지급액은 202억여원(7.7%)에 불과했고 나머지 2433억여원은 지급되지 않았다.
이는 자치단체들이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의료급여 진료비 예탁금을 건보공단에 제대로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자치단체가 국고와 지방비로 재원을 마련해 개별적으로 병의원에 의료급여 진료비를 지불했으나 업무가 복잡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10월부터 건보공단이 자치단체로부터 진료비 예탁금을 받아 병의원에 지급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시도별 체불액은 경기도가 36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이 253억원, 서울 239억원, 경북 231억원, 경남 207억원, 전북 207억원, 부산 206억원 등의 순이었다.
공단에 예탁금을 보낸 것은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 106억원, 대구 92억원, 울산 3억7000만원 등 3곳 뿐이었다. 이 같은 진료비 체불은 병의원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의료급여 대상자들에 대한 진료 기피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자치단체가 예산 부족 또는 미확보 등을 이유로 예탁금을 제때 보내오지 않고 있다며 재정이 부족한 공단으로서는 예탁금이 올 때까지 지급을 늦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