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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수상하다

Posted December. 15, 2001 13:16,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엔에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원화가치는 오르고 있어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화 약세,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원-엔 1000원선 깨질까911 미 테러사태 이후 달러당 116엔대까지 떨어지면서 강세를 보이던 엔화가치는 일본 경제의 어두운 전망 때문에 급속히 약세로 돌아섰다. 이미 제로금리 상태에 돌입한데다 막대한 공공부채 부담 때문에 마땅한 경기부양 수단이 없는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를 유일한 탈출구로 삼고 있다.

더구나 미국의 컨설팅업체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는 12일 미국이 일본은행의 외화자산 인수와 엔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엔화 약세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로이터통신은 13일 일본 재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엔화 약세가 일본의 구조개혁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며 엔-달러 환율은 130엔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보도했다. 14일 오후 4시 현재 엔-달러 환율은 127.45엔으로 130엔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10월 초 131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13일 1274원으로 떨어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달 13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BBB0에서 BBB+로 높인 영향 등으로 외국인 주식매수 자금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엔-달러 환율이 130엔대까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3일 현재 원-엔 환율은 1011.86원으로 9월26일의 1111.39원보다 100원 가까이 떨어졌다.

수출 경쟁력 악화 가능성무역협회가 올해 200여 수출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제품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정 원-엔 환율 수준은 100엔당 1073원.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실 조사역은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자동차, 전자제품, PC 등 일본과 경쟁하는 주종 수출품목의 일본 업체들이 달러화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면서 원-엔 환율이 1000원대 이하로 떨어지면 무역업체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외환당국이 환율을 너무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더라도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 등 환율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국책은행을 통한 달러화매입, 중앙은행의 원화표시 외평채 발행을 통한 달러화 흡수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