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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 조직,PUK-KDP 석유수입 배분 갈등

Posted December. 12, 2001 09:21,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반군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 정부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일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다. 이라크판 북부동맹인 셈이다.

문제는 이라크 내 쿠르드족은 쿠르드애국동맹(PUK)과 쿠르드민주당(KDP)이라는 양대 파벌로 갈려 서로 반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걸프전 뒤인 92년 이라크 정부가 철수하자 이들 두 파벌은 권력분점에 합의하고 의회와 자치정부를 구성했으나 94년 다시 갈라서서 내리 4년간 서로 싸웠다.

두 파벌은 98년 미국 워싱턴에서 휴전협정을 조인했고, 이에 따라 PUK의 지도자 잘랄 탈라바니는 이란 접경지역을, KDP의 지도자 마수드 바르자니는 터키 접경지대를 관할하고 있다. 양측이 반목하고 있는 것은 노선차이도 있지만 석유판매수입 배분문제가 실질적인 이유라고 영국의 BBC방송은 풀이했다.

미국이 지난 10년간 후세인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이라크 내 반정부 세력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는 이라크민족회의(PNC)가 있으나 무장병력이 없어 유명무실한 조직이다.

미국이 이번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이유는 무기를 갖고 있는 이들 양대 세력의 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미국은 올 들어 2월과 6월에 두 차례 대표단을 파견했으나 두 파벌로부터 확답을 얻지 못했다. 두 파벌은 후세인의 공격을 우려해 지금까지 무장투쟁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911 테러이후 이들의 태도도 조금씩 변화했다. KDP 출신의 바르함 살리 총리는 중동의 정치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는 우리에게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양섭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