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사가 인간배아 복제에 성공하자각국은 인간복제 규제를 위한 긴급 입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윤리적 당위성에 입각한 규제 움직임의 이면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는 줄기세포 대량 생산 등 미래의 의학기술 시장을 자칫 미국이 독점할 것을 우려한 선진 국가들간의 신경전과 정보 탐색, 연구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독일의 에델가르트 불만 교육과학기술 장관은 26일 미국 정부가 인간배아 복제문제를 놓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이중적 도덕이라고 비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26일 기자들에게 인간배아 복제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서 미국사회는 생명을 파괴하기 위해 생명을 키워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민간기업들에는 사실상 프리핸드를 줌으로써 미래의 시장에 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
독일의 의학계와 관련 업계에서도 유전자의 의학적 산업적 이용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 정부도 생명공학의 연구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법률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 중 상대적으로 인간복제 실험에 대한 규제가 느슨했던 영국은 26일 출산 목적의 인간배아 복제를 금지하는 입법안을 확정, 금주말까지 의회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복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이법안은 26일 밤 상원의 독회()를 반대없이 통과했으며 금주말까지 하원에서의 모든 통과 절차도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과 관련 업계에서는 이처럼 예외적으로 신속히 법안이 처리되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7일 인간배아 복제를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되 인간이나 동물의 다른 세포를 이용해 의학적으로 유용한 연구를 하는 것은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조만간 인간복제산업 연구에 관한 가이드 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 정부는 ACT사 발표와 관련해 공식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으나, 인간 개체 복제 및 배아 복제는 금지하되 의학 및 생명공학 산업적 측면에서의 발전 가능성을 감안해 냉동배아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연구를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생명윤리법(가칭)을 마련, 내년초 임시국회에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