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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폭력 미국이 키웠다

Posted October. 13, 2001 09:21,   

이슬람 폭력  미국이 키웠다

프러시아의 장군 클라우제비츠(17801831)는 전쟁은 수단을 달리해 계속되는 정치일 뿐이다라고 일갈했다. 그리고 전쟁은 우리들의 의지를 상대방에게 강제하기 위하여 의도된 폭력행위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번 전쟁으로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강제하려는 의지는 무엇인가? 인류의 자유 수호(미국 공습 작전명)를 위해 테러라는 악()을 박멸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악은 도대체 어디에서 발원한 것인가.

연일 계속되는 공습 중계의 소란스러움 속에서 이 책은 저널리즘의 시각에서 냉정하게 테러와 전쟁 사태의 원인을 규명한다. 근자에 보도를 통해 단편적으로 알려진 내용들이 두름 엮이듯 꿰어지면서 사태의 본질을 간파하는 눈을 달아준다.

미국 ABC 뉴스 특파원으로 중동분쟁 전문가인 저자가 심층 취재로 얻은 결론은 간단한다. 테러의 최대 피해자인 미국이 실제로는 이슬람 테러범의 발호를 조장했으며, 이제 그 추악한 전쟁의 댓가를 치루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게 훈련받은 베테랑 전사들이 1990년대들어 수단 이집트 알제리 같은 북아프리카로 펴져나가 각종 이슬람 폭력투쟁의 핵심 세력이 됐다. 이슬람 과격파와의 계약결혼이 낳은 사생아 탈레반도 CIA가 대 소련 지하드 자금줄로 키워온 마약 생산권을 수중에 넣고 총구를 미국에 겨눴다.

이들 무장단체는 이슬람 유토피아 건설을 위해서 미국을 정조준했다.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는 빙산의 일각이었을 따름이며, 그외에도 얼마나 다양한 테러 기도가 있었는가가 책에 상세히 열거되어 있다. 미국이 벌인 더러운 전쟁은 결국 부메랑이되어 뉴욕의 심장부에 꽂힌 셈이다.

저자는 지난해 이런 사태를 예견했는지 이렇게 당부한다.

이슬람 신앙을 서방이 물리쳐야할 악의 화신으로 간주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원제 Unholy Wars(2000).

추악한 전쟁

아프가니스탄,미국 그리고 국제 테러리즘

존K.쿨리 지음



윤정훈 dig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