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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뜬 낙하산

Posted September. 06, 20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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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P공조 파기 이후 자민련 출신 정부 산하단체장 및 임원들이 불안한 입지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공조파기로 자리를 유지할 명분이 약해진 만큼 최악의 경우 민주당이 퇴거를 요구하거나 친정인 자민련이 철수 명령을 내릴 경우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동정부에서 나눠먹기 낙하산인사 논란 속에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10여개 산하단체의 장이나 임원에 임명된 된 자민련 출신인사는 현재 16명.

양당 분위기로 볼 때 당장 이들이 정리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양당이 공조 파기를 선언했던 지난해 총선 때도 자민련 몫 산하단체장직은 그대로 유지됐던 전례가 있기 때문.

이들 단체장은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쪽에 전화를 걸어 자민련 출신 장관도 사퇴서를 내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JP의 뜻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JP는 5일 일본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런 전화를 받아본 일이 없다. 구천서() 산업인력관리공단이사장이 찾아와 곧 국제기능올림픽을 담당한다고 하기에 차질 없이 국제적 대사를 치러주기 바란다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이양희() 사무총장도 그 문제에 대한 당내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JP나 자민련이 이들을 서둘러 철수시킬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예다.

자민련 출신인 권해옥() 주택공사사장도 사장 자리는 사장추천위에서 추천해 이사회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임기가 보장된 자리인 만큼 정무직인 국무위원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칼자루를 쥔 여권도 간단히 처리하기는 힘든 문제로 보는 듯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들도 임기가 있는데 매몰차게 몰아낼 수도 없지 않느냐며 사퇴시킬 경우 결국 자민련과 나눠먹기를 했다는 걸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중진의원들은 대부분 자민련을 끌어안아야 하므로 산하단체장 문제로 자민련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쪽이나 초재선 의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철 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