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전현사장 6명 중형, 추징금 26조원 사상최대

수조원의 회계분식과 사기대출 혐의로 기소된 대우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해 사상 최고액의 추징금과 함께 무더기로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장해창부장판사)는 24일 구속기소된 강병호 전 대우 및 대우자동차 사장과 장병주 전 대우 사장에 대해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6년을,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사장과 전주범 전 대우전자 사장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불구속기소된 신영균 대우조선 사장(전 대우중공업 사장),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3년6월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업체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항소심에서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이들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또 회사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고 불법 외환거래를 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 이동원 전 대우 영국무역법인장 등 3명에게 연대로 20조7000억원의 추징금을 선고하는 등 전현직 임원 7명에 대해 모두 26조4000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대우와 대우중공업,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법인에도 벌금 2000만원씩이 선고됐다.

양재열 전 대우전자 사장 등 나머지 임원 13명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3년의 실형 또는 25년씩의 집행유예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사기대출 등 피고인들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국민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한 손해를 일반 국민이 떠안게 하는 등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린 대규모 경제범죄이므로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우중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문경영인인 피고인들이 자리 보전 등 사적인 이익을 위해 그룹 총수의 무책임한 차입경영에 편승, 기업윤리와 책임을 저버린 채 국민에게 큰 손실을 끼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대우 관계자들은 40조원대의 회계분식과 10조원대의 사기대출 혐의로 2월 기소돼 이 가운데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에 대해서는 4월에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