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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 끝내 결렬

Posted July. 18, 200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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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적 관계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관계 정상화를 위해 개최한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53년 묵은 카슈미르 분쟁 문제에 부닥쳐 예정된 공동선언문을 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14일 인도 북부 아그라를 방문했던 페레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회담이 결렬되자 16일 밤 바지파이 총리를 1시간 가량 만나 작별인사를 나눈 뒤 17일 새벽 이슬라마바드로 귀환했다.

회담 중 바지파이 총리는 무샤라프 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 초청을 받아들였으나 이번 회담이 성과없이 끝나 후속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두 정상은 16일 오후까지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핵무기, 전쟁포로, 교역 문제 등을 논의했으며 공동선언문을 위해 초안을 작성하기도 했으나 카슈미르 분쟁과 관련해서는 성격규정에서부터 두 나라의 시각차가 커 회담이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카슈미르 분쟁을 해결하지 않고는 두 나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진전이 전혀 이뤄질 수 없다고 밝힌 반면 바지파이 총리는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민병대의 카슈미르 지역내 반란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의제를 다루자는 태도를 보였다. 외신은 양측이 자국내 강경파를 의식해 서로 양보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측은 정상회담 과정에서 3종의 공동선언문 초안이 마련됐으나 바지파이 내각은 이를 거부했다면서 무샤라프 대통령이 예정시간을 넘겨가며 16일 밤까지 기다렸지만 인도측은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안와르 마흐무드 파키스탄 공보장관은 인도측은 스스로 수정한 문구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도측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카슈미르 민병대를 자유투사로 부르는 등 협상하려는 자세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상회담이 열리는 기간에도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분쟁이 계속돼 16일 인도군과 이슬람 반군간의 충돌로 42명이 숨지는 등 4일 이후 양측에서 220명이 사망했다.



홍권희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