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선의 영해 및 북방한계선(NLL) 침범이 재발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북한 상선 한 척이 또다시 동해 NLL을 침범해 우리 군의 작전수역을 20시간 가량 항해한 뒤 NLL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1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상선 남포2호(2437t)는 13일 밤 11시45분경 강원 저진항 동쪽 35마일 지점에서 NLL을 침범했다. 남포2호는 곧바로 우리 해군 목포함의 저지를 받고 NLL 남쪽 5마일선을 따라 동해 NLL 끝 지점인 218마일 밖으로 나간 뒤 14일 오후 남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남포2호는 아연 1200t과 선원 33명을 싣고 원산항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길이었다.
합참 관계자는 남포2호가 NLL을 넘어 남하하자 속초 앞바다를 경비 중이던 목포함이 근접 기동하면서 통신검색을 실시했다며 남포2호는 이에 순순히 응했고 항로를 동해 외곽으로 바꿨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해군은 여러 차례 남포2호와의 교신을 통해 다시 NLL 북쪽으로 북상할 것을 요구했으나, 남포2호는 유류 부족으로 현 항로를 유지하면서 NLL 끝 지점까지 나가 남쪽으로 항로를 수정하겠다고 답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군의 대응에 대해 야당과 군내 일각에서는 북한 상선이 명백히 NLL을 침범했음에도 우리 군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우리 작전수역 항해를 사실상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연숙(쒒)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 국방위에서 정부가 북한 선박의 영해 및 NLL 침범이 재발하면 무력사용을 포함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해놓고 또다시 북한상선의 NLL 침범을 방치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